겨우내 한강을 끼고 걷던 고수부지 둘레길에도 봄이 왔다.

어제는 점심을 먹고 느즈막히 같은 길을 걷는데 내내 한가롭던 길가에 사람들이 붐빈다.

정말 아무도 앉아주지 않을 것만 같던 구석 벤취에도 어김없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뭔지 이름 모를 빨간 색 꽃도 봉우리를 터트리고 수양버들인가의 새순도 금방 터지려는 기세...


계절이 반대인 시드니는 가을로 접어들어 갑자기 추워졌다는 아내의 카톡 문자가 오늘로 날아들었다.

먼저 들어온지 벌써 2년여가 흘렀고 함께 살자하던 그 약속의 날이 지나고 있다.

그 사이 아내는 영주권을 딸 기회가 생겨 나름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지만 그 놈의 영어 시험이 번번이 발목을 잡는다.

이제 4월초면 마지막 시험을 보고 결국 원하는 점수를 받지 못하면 다행이도(?) 우린 고향에서 다시 함께 오손도손 살 수가 있다.

지난 달 대학에 들어간 큰 애를 생각하면 반드시 좋은 점수를 받아 내가 다시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맞다.


오늘 아침 본 28에 호주로 가 50이 넘은 최근에 영주권을 땄다는 사내의 기적같은 뉴스가 머릿속을 맴돈다.

로또를 사서 1등을 하면 그 돈으로 함께 그 곳에서 생활하는 꿈을 자주 꾸는데 젠장 그 놈의 로또를 사러 가기가 귀찮다.

뭐가 순리인지도 헷갈리지만 그래도 순리대로 살자.

시골살이를 꿈꾸는 영원한 자유주의자